문득 그런 날이 있다.
평소에 신경도 쓰지 않으며 지나치던 길 가를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쳐다본다.
파르르 떨리는 가느다란 다리를 어떻게든 나뭇가지에 걸친
이름모를 벌레 한 마리가 죽어간다.
벌레도 자산의 죽음이 가까워 진 것을 직감하고 있을까?
자기가 하고싶은 일들을 다 못 했을까?
그래서 저렇게 아둥바둥 버티는걸까?
물어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 걸 알고 있지만, 저렇게 악착같이 버티는 이유가 궁금했다.
상상의 나래로 벌레의 심경을 추측만 할 뿐.
사실 벌레가 중요한게 아니었지.
나는 하고싶은 일들을 다 했나?
내일 죽어도 괜찮은 삶이었나?
내게도 아둥바둥 살아가는 이유가 있겠지.
이유를 찾아도 명쾌히 알 수 가 없으니
일단은 열심히 살아봐야지.